2025년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셰이프 오브 워터>, <피노키오>로 유명한 오스카 수상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평생의 숙원 사업으로 벼르고 벼르다 만든 작품이에요.
메리 셸리의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괴물을 단순히 무서운 괴수나 악당으로 그리지 않고 가장 외롭고 슬픈 영혼으로 묘사한 점이 특징입니다. 오스카 아이작이 오만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제이컵 엘로디가 상처받은 ‘괴물(피조물)’ 역을 맡아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었죠. 무섭기만 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가슴이 찡해지는 한 편의 슬픈 동화 같은 이야기, 지금부터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1. 줄거리: 버림받은 괴물의 슬픈 여정
영화의 시작점인 1857년, 얼어붙은 북극의 얼음 바다 한가운데에 배 한 척이 갇혀 있습니다. 선원들은 얼음 위에서 죽어가는 남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오스카 아이작)을 구조하는데, 곧이어 거대한 괴물이 나타나 빅터의 이름을 부르며 배를 공격하죠. 이야기는 빅터가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과거를 돌아보며 전개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젊은 시절의 빅터는 뛰어난 외과의사였지만 ‘죽음을 정복하겠다’는 오만함과 광기에 빠져 있었어요. 그는 무덤에서 시신들을 파내고 꿰매어 생명을 불어넣는 끔찍한 실험을 강행합니다. 벼락이 치던 어느 날, 결국 그 시체 조각들은 하나의 생명체, 즉 ‘괴물(제이컵 엘로디)’로 깨어납니다.
하지만 막상 깨어난 괴물을 본 빅터는 자신의 창조물이 너무나 흉측하고 무서워, 무책임하게 연구소에 불을 지르고 그를 버려둔 채 도망가 버리죠.
기적적으로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괴물은 몸집만 컸지 마치 갓 태어난 아기처럼 순수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흉측한 겉모습만 보고 돌을 던지며 사냥꾼처럼 그를 쫓아냈어요.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고 상처 입은 괴물은, 자신을 이렇게 고통스러운 세상에 낳아놓고 버려버린 ‘아버지’ 빅터를 찾아 나섭니다.
자신을 창조한 자에게 왜 날 만들었냐고 묻고 싶은 분노와, 동시에 사랑받고 싶었던 슬픈 마음을 안고 북극의 끝까지 쫓아가는 괴물과 창조자의 질긴 악연이 펼쳐진답니다.
2. 관람포인트: 괴물 전문 감독이 만든 ‘가장 인간적인 괴물’
첫 번째 포인트: 기예르모 델 토로 특유의 어둡고 아름다운 영상미
감독은 원래 ‘아름다운 괴물 영화’를 잘 만들기로 유명하죠. 이번 영화에서도 축축하고 스산한 19세기 유럽의 분위기와, 차갑게 얼어붙은 북극의 풍경을 한 폭의 어두운 명화처럼 완벽하게 구현했어요. 무서우면서도 왠지 계속 쳐다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영상 가득 담겨 있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 덩치 큰 아기 같은 괴물, 제이컵 엘로디의 연기
영화 속 괴물은 사람을 마구 해치는 살인마가 아니에요. 오히려 빅터의 연인(미아 고스)이 다가와 다정하게 말을 걸어줄 때 이름을 따라 하며 교감하는, 아주 순수하고 연약한 내면을 가진 존재로 그려집니다. 제이컵 엘로디는 큰 키와 덩치로 위압감을 주면서도,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처럼 구슬피 우는 눈빛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펑펑 울립니다.
세 번째 포인트: 찡한 명대사
원작과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가 담긴 대사들이 많지만, 괴물이 세상에 던지는 무언의 질문들이 참 슬퍼요.
자신을 만든 창조자를 향해 괴물이 이렇게 묻는 듯하죠.
“나는 당신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당신은 나를 괴물로 만들었다.”
진짜 괴물은 흉측하게 꿰매진 피조물일까요, 아니면 생명을 함부로 만들고 책임지지 않은 인간일까요? 영화 내내 이 질문이 관객의 머릿속을 맴돕니다.
3. 교훈 및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책임지지 않는 창조는 재앙이며, 진정한 구원은 용서에 있다.”
영화 속 빅터는 죽음을 이기겠다는 자신의 욕심(과학적 호기심)만 앞세웠을 뿐, 태어난 생명을 돌보고 사랑할 ‘책임감’은 전혀 없는 오만한 인간이었습니다. 반대로 흉측한 외모를 가진 괴물은 겉보기엔 무섭지만, 사람의 따뜻한 손길과 이해를 간절히 바라는 가장 ‘인간다운’ 마음을 가졌죠.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우리가 만들어낸 것(기술, 생명, 관계 등)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용서의 위대함’입니다.
북극의 얼음 바다에서 끝나는 영화의 결말부, 평생 자신을 혐오하고 버렸던 창조자를 향해 괴물은 복수 대신 뜻밖의 선택(배를 밀어주며 다른 이들을 살리는 행위)을 합니다.
나를 찌른 세상을 똑같이 찌르는 대신, 미움의 사슬을 끊어내고 다른 이들에게 ‘삶’을 열어주는 이 숭고한 용서의 장면은 엄청난 감동을 줍니다. “가장 괴물 같은 외모를 가진 자가, 가장 신성하고 위대한 용서를 보여준다”는 역설이 이 영화가 가진 진짜 마법이죠.
무서운 공포 영화를 기대했다가, 다 보고 나면 콧등이 시큰해져서 휴지를 찾게 되는 영화! 쌀쌀한 저녁, 이불 푹 덮고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보시길 추천해 드려요.